Jungeun Choi

               
인간 탐구를 위한 상상의 신

이문정(미술평론가, 연구소 리포에틱 대표)




멍게신은 내가 상상해 만든 허구의 존재이다. 멍게가 무한한 영적 힘이 있는 신이라 주장하는 게 아니라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종교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의 작업은 인간의 행동과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향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최정은은 현재, 지구라는 세상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의 사유체계와 행위에 주목하며 작업하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 [멍게신 후손의 부흥회]에서는 긴 시간 동안 인간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끼쳐온 종교란 무엇인가를 탐구한 결과물인 멍게신을 내놓았다. 다소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의 기저에는 삶의 행복감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인간의 한계와 모순을 회피하고 위안받기 위해 사회적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이자 믿음이 종교라는 작가의 생각이 깔려있다. 종교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주목에서부터 시작된, 스스로 종교를 만들고 그것에 지배받으며 때로는 신앙이란 이름으로 광기 어린 행동까지 정당화하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고민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멍게가 신이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과학적, 논리적으로 증명 가능한 사실만 믿는 작가의 태도이다. 최정은은 인간의 근원을 숙고하며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자신의 근원인 부모님, 또 부모님의 근원인 부모님의 부모님으로 그 시작을 향해 거슬러 올라갔고,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태초의 개체가 멍게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인간)의 역사, 그리고 나의 조상들의 역사는 그보다 더 앞선 생명의 역사를 뿌리로 갖는다. 나의 유전자들은 그것을 프로그래밍한 분자, DNA가 생겼을 때 태어났다. 그것은 나의 조상들보다 이전, 첫 인류보다 이전에 있었던 동물 세대 안에 존재했었다. 결국 작가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인간의 기원은 유전학적 뿌리인 멍게였다. 멍게신이 등장한 두 번째 이유로 현세보다 내세를 중시하는 종교들, 육체보다 정신을 우위에 놓는 인간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들 수 있다. 성체가 되면 뇌가 사라져 어떤 판단도 없이 생존을 위한 행동만 반복하는, 오직 살덩어리로 존재하는 멍게를 절대적 존재인 신으로 제시하는 <아름다운 고행>(2021)은 성(聖)과 속(俗), 정신과 물질, 영혼과 육체라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이분법적 위계관계를 흔든다. 모피가 덮인 제단 위에 놓인 수족관 속 멍게신은 자못 진지하게 자신의 신성을 뽐내며 인간이 볼 수도 없고 확인할 수도 없는 신적 존재에게 의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전시장에 쏟아지는 붉은빛 역시 멍게신의 물질성을 부각하는 데에 일조한다. 작업 초기부터 강렬한 색채를 즐겨 사용했던 최정은은 육체를 떠올리게 하는 원초적인 감흥을 전하는 데에는 붉은색이 최적이라 말한다. 작가는 세상의 본질이 형이상학적인 영역에 있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려 한다. 가시적인 세계, 인간이 직접 체험하는 물질세계를 경시해서는 안 되며, 인간의 내면과 외부 세계가 만나는 지점인 몸이 정신을 따르는 수동적인 실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몸은 그저 물질이 아니다. 그것은 정신과 분리될 수 없으며 철학, 사회적 규범과 관계 등이 축적된 종합체인 동시에 역으로 그것에 영향을 끼치는 능동성을 갖는다. 작가가 직관적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나는 나의 육체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몸은 인간 존재를 증명하는 증거이다. 인간은 몸을 근거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음성과 손짓 같은 몸의 활동으로 전하며 소통한다. 멍게를 반으로 자른 뒤 손으로 그 안을 파헤치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멍게, 해삼, 말미잘>(2015)에서부터 멍게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육체성에 관한 최정은의 관심이 일관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기쁜 소식>(2021)에는 자웅동체의 육체가 등장한다. 멍게신의 뒤로 나란히 그려진 “두 가지의 생식기”는 생명의 기원이자 그 자체로 자웅동체인 멍게신이 가져다준 새로운 탄생을 뜻한다. 자웅동체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사고의 해체를 상징한다. 세상에는 성별, 인종, 이데올로기, 종교, 그리고 경제력과 학벌 등에 따라 편 가르기를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들을 보며 같은 듯 다른 질문을 동시에 하게 된다. ‘아무리 다르다 해도 모두 인간인데 뭐가 그렇게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인가?’, ‘내가 아닌데 타인이 나와 다른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이다.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하나의 고민을 향한다.
천을 가득 채운 글자들이 밀려온다. “너의 외형을 판단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외형을 판단하지 말라. 이미 모든 인간은 평등한 살과 뼈를 가지고 있다.” 방울 소리가 울려 퍼진다. “물거품을 바라보아라. 아득히 사라지는 형체에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 말아라. 거품은 언제나 있었고 언제나 없었다.” “환희와 생명은 이미 너의 몸 안에도 가득 차 있음을 느끼지 못하느냐.” 그 의미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글귀들은 종교 경전과 포교를 위한 전단지,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1883)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나의 후손들을 위해 내 친히 나의 뇌를 소화하여 몸속 가득 울림으로 새겨두었다. (중략) 진리를 구하는 진지함을 들이키고 내뱉어라. 이제야 사랑하는 나의 후손들이 깨어나는구나.”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방울 소리의 힘은 꽤 강력해서 전시장은 제의가 이뤄지는 장소로 변하고, 일순간 묘한 긴장감이 엄습해 온다. 2층 전시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실시간 행하시는 말씀>(202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멍게신은 인간을 지켜보고 있기에 최소한 전시장에서는 경건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실제로 최정은은 관객들이 종교적 장소에 들어섬과 동시에 마음가짐과 행동이 바뀌는 상황과 유사한 변화를 전시 [멍게신 후손의 부흥회]에서 경험하길 바랐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에 따르면, 종교는 종교로 공인받는 체계뿐 아니라 인간에게 지향의 틀과 헌신의 대상을 제공하는 사고 및 행동 체계를 포괄한다. 이처럼 넓은 의미에서 보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종교를 갖지 않는 사회는 생각할 수 없다. 인간 삶의 방향과 의미를 제시하는 종교는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각각의 종교는 정신적 활동을 북돋울 수도 있지만 마비시킬 수도 있다. 파괴의 성향이나 사랑의 마음을 조장하고 지배욕이나 연대감을 고무시키기도 한다. 인간에게는 생각, 감정, 행동의 차원, 즉 인간 존재를 사로잡을 지향의 틀이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 중심에 절대적이고 무한한 신을 놓는다. 존재의 불안과 의혹, 고립을 초월해 자신의 열정과 에너지를 통합하여 흔들리지 않는 확실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욕망에 헌신한다. 이데올로기의 실현이나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 신을 이용하기도 한다. 최정은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실감하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함과 불안함을 느끼며 종교를 대하는 인간의 욕망에 더욱 파고들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종교적 행위 중 하나인 점술을 작품으로 연결했다.
멍게신이 점을 봐주는 빨간 공간을 만든 <행하시는 말씀>(2021)은 관객의 모습을 반사하는 거울과 마법사의 수정구슬 같은 형상의 뽑기 기계로 구성되었다. 참여를 원하는 관객이 복채인 500원을 넣은 뒤 기계를 돌리면 나오는 캡슐에는 멍게신이 알려주는 그 사람의 본질과 운세가 꽤 자세히, 그러나 은유적으로 적혀 있다. 이 모두가 작가의 작품이고 멍게신 역시 작가의 상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캡슐을 꺼내고 그 안의 글귀를 읽을 때 집중하고 긴장하게 된다. 작가가 적은 것이지만 그 내용에 따라 기분이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할 것이다. 동시에 뽑기 기계가 발산하는 가벼움은 엄숙함과 불협화음을 이룬다. 이처럼 오락기에서 운세를 받아보는 상황은 종교를 상업화하는 사람들을 풍자하는 한편 시대에 따라 종교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일상에서 점을 보는 행위가 놀이처럼 소비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점술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발견되는데, 미래나 신의 뜻을 알고자 하는 목적 외에 한 사회가 갖는 두려움과 걱정, 기대, 신과 인간의 소통 방법과 관계 등에 관한 신념 등을 담아낸다. 따라서 점술은 한 사회의 종교, 풍습,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점을 보는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은 인간사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점술은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지만 이때의 신은 믿음과 숭배의 대상이라기보다 인간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된다. 어떤 질문을 할지, 점괘의 내용을 믿고 받아들일지 여부도 전적으로 인간이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최정은은 전시의 마지막 장소에 <행하시는 말씀>을 놓았다. 종교, 그리고 종교를 다루는 이번 전시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것을 환기하기 위해서이다.
“생명과 탄생의 기쁜 소식과 참된 진리를 전하는 사랑의 멍게신.” 그런 멍게신을 상상해 보여주는 한 사람인 작가. 인간의 내면을 꾸밈없이 응축해 드러내는 작품들. 원하지 않았으나 육체를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고, 원하지 않아도 죽게 된다는 숙명을 안고 사는 인간.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있다고 믿지만,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에 고뇌하는 인간. 불확실함 속에서 흔들리는 존재. 그러나, 그렇기에 최정은에겐 믿음도, 사랑도, 예술적 창작도 인간 실존에서부터 시작하고 마무리된다.






An Imaginary God for the Exploration of Humankind

Moon-jung Lee (Art critic and representative, Leepoétique)


Sea Squirt God is a fictional being that I have imagined. I’m not claiming that sea squirt is a god with infinite spiritual power. I would like to say that anyone can create a religion if he or she intends to. My work originated from the interest in human behavior and factors that affect them.

Choi Jungeun is an artist working with a focus on the thinking system and behaviors of human beings currently living on the planet Earth. In the exhibition titled , she presents Sea Squirt God, the outcome of her exploration into religion, which has had enormous influence on people for a long time. Her works that deliver somewhat blunt messages are based on her thought that religion is fiction and faith was created socially to improve people’s happiness and satisfaction with life, escape from human limitations and contradictions and take consolation. What has also played a role is her concern about human psychology that leads people to create religion to be ruled by it and to sometimes justify crazy behaviors based on religious belief, which started from her attention to the social roles of religion.
There are two reasons why sea squirt became a god. First is the artist’s tendency to believe only in things that can be verified scientifically and logically. Choi’s contemplation on human origin started from consideration of herself that exists here and now. She traced her origin back to her parents and their parents, and from the evolutionary perspective, she confirmed that the closest organism to human beings in the beginning was sea squirt. My (human) history, and the history of my ancestors have the previous history of life as their root. My genes were born when the atoms, or DNAs that programmed them were created. They existed in the animal generations that preceded the first human kind who lived before my ancestors. After all, the human origin that the artist found most probable was sea squirt, the human genetic root. The second reason for the emergence of Sea Squirt God is the criticism of human society, where religions pay more attention to the afterlife more than the real life, and where mind has more priority than body. Beautiful Asceticism (2021), which presents sea squirt, whose brain disappears when it becomes an adult leading it to exist only as flesh merely repeating actions for survival without making any judgments, shakes up the dichotomous hierarchy between sacred and secular, mind and matter, and soul and body that still exists. Sea Squirt God placed in the aquarium on the altar covered with fur shows off its holiness rather seriously, questioning the reason why human beings rely on god who they are unable to see or prove.
The red light glaring down on the exhibition room also helps highlight the materiality of Sea Squirt God. Choi, who has frequently used strong colors from the beginning, says that red is the most suitable color to convey the primitive inspiration for recalling body. The artist tries to break away from the fixed idea that the essence of the world is in the metaphysical realm. It’s because she thinks that we should not think lightly of the visual world, or the material world that people directly experience, and that human body where the internal and external worlds face each other is not a passive entity that follows the mind. The body is not merely material. It is inseparable from the mind; it is an overall system incorporating philosophy, social norms and relationships, and at the same time, it has positivity that can affect them. What the artist can verify intuitively and clearly is the fact that she exists with her body at present. Body is the evidence that proves human existence. Human beings think with their bodies as the basis, and communicate their thoughts using physical actions such as voicing and gestures. Considering that sea squirt first appeared in Sea Squirt, Sea Cucumber, Sea Anemone (2015), featuring a close-up of sea squirt being cut in half and gutted, we can see that Choi’s interest in corporeality has been consistent.
It’s for the same reason that a hermaphrodite body appears in Joyful News (2021). The two different genitals drawn side by side behind Sea Squirt God signify the birth brought by the hermaphrodite god which is the origin of life. Hermaphrodite symbolizes the dissolution of the way of thinking that divides the world based on dichotomy. There still exist people who try to polarize others according to gender, race, ideology, religion, economic status and academic background. Looking at them, one asks questions that appear different yet the same. “However different they are, they are all human beings. Based on what kinds of difference do you reject them?” “Isn’t it natural that other people are not the same with me?” They seem to be two opposite questions, but actually they are pointing at a single concern.
Words covering the fabric sheets flood in. “Do not judge your appearance. Do not judge the appearance of others. All people already have equal flesh and bones.” Tinkling of bells resonate. “Look at the water bubbles. Do not shed tears over the forms that vanish away. Bubbles always were and never were.” “Can’t you feel that your body is already full of joy and life?” The phrases delivering strong messages, although it’s hard to figure out their meanings, were inspired by religious scriptures, missionary brochures and Nietzsche’s Also sprach Zarathustra (1883). “I digested my brain for my descendants and engraved it inside my body with reverberation. (omitted) Inhale the seriousness pursuing the truth and exhale. Now, my beloved descendants are waking up.” The power of bell tinkling in reaction to the movements of the viewers is so strong that the exhibition room turns into the site of ancestral ritual, and suddenly mysterious tension sweeps over the place. As we can see from Words that Are Practiced Real Time (2021), which shows what’s happening real time in the exhibition room on the second floor, Sea Squirt God is watching people and we should behave in a reverent and careful manner at least in the exhibition rooms. Actually, Choi wants the viewers to experience a change of attitude and behaviors in that is similar to what happens when they visit religious sites.
According to Erich Fromm, religion incorporates not only the system formally recognized as religion but also thinking and behavior systems that provide human beings with the frame of orientation and target for devotion. In such a broad sense, we cannot imagine a society without religion from the past to the present and the future. Religion that suggests the direction and meanings of human life has a great significance to people. Each religion can either boost or paralyze mental activities. It stimulates destructive tendency, love, desire for domination or sense of solidarity. People need the frame of orientation that captivates their thoughts, emotions and behaviors, or human existence. Many people place an absolute and infinite god at the center of the frame, in order to overcome insecurity, doubt, and isolation related to existence and obtain unshakable certainty by combining their passion and energy. However, they sometimes devote themselves to their own desires. They also use god to realize their ideologies or seek earthly success. Choi realized the finiteness of human existence in the wake of the COVID-19 pandemic and felt the uncertainty and insecurity of the unknown future; this led her to explore further into the human desire toward religion. She chose divination, a kind of human religious behavior, for her work.
Words that Are Practiced (2021) showing the red space where Sea Squirt God tells your fortune consists of a mirror reflecting the viewers and a claw machine resembling a magician’s crystal ball. If a viewer inserts the fortune teller’s fee of 500 won and activates the machine, a capsule comes out containing a rather detailed yet metaphoric text on the nature and fortune of the viewer. Although everyone knows it's the artist’s creation and Sea Squirt God is a product of her imagination, they pay attention when they take out the capsule and read the text. It was written by the artist, still they can get happy or annoyed by the content. The lightness associated with the machine is in discordance with the solemnity. The situation of fortune telling through a game machine both satirizes people who commercialize religion and indicates the changes in people’s attitude toward religion in different times. Today, it’s not difficult to see fortune telling being consumed like games.
Divination has been common in most cultures from the past to present, and it reflects a society’s fears, concerns, expectations, and beliefs on the relationship and means of communication between god and human beings as well as the purpose of finding out the future or god’s will. Thus, divination plays an important role in understanding religion, customs, and world view of a society. However, what people who go to fortune tellers take interest in does not go beyond the extent of human affairs. In addition, divination is based on the belief that god exists; but god in this case is not the subject of belief and worship and becomes the means of providing answers that people want to know. It is entirely up to individual people to decide what questions to ask and whether to accept and believe the answers. This is why Choi placed Words that Are Practiced at the last spot in the exhibition. She wants to call people’s attention to the fact that human beings are at the center of religion and this exhibition which is dedicated to religion.
“Sea Squirt God of love delivers the joyful news of life and birth as well as the genuine truth.” The artist is the person who imagines and shows Sea Squirt God. Her works condense and reveal plainly what is internal to human beings. Human beings were born in this world with bodies and are destined to die, although they wanted neither. They believe that they live according to their will, but actually they are agonizing in the face of circumstances that they cannot control. They are beings trembling in uncertainty. However, that is why, for Choi, belief, love, and artistic creation all start from and end with human existence.








환상 가로지르기
-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展

현오아(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
‘“타는 방법”이 맞는데... 띄어쓰기가 틀렸네?’
전시장 앞 비치된 전시 리플렛에 나와 있는 전시 제목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실수인가? 다시 보니 네 글자씩 짝을 맞추어 무리지어 있다.
‘아 일부러 운율을 맞춘 건가?’
제목을 다시 읽으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까닥. 까닥. 까닥거린다.

너를 위한 나의 의무

전시장 한가운데에 커다란 원형 구조물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멀찍이 떨어져 입구에서 봤을 때는 마치 달을 형상화한 듯 보였는데 점점 다가가자 작은 구슬들이 빽빽하게 엮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인형의 눈이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탐냈을 만한 ‘깜박 눈’ 인형의 그 눈이다. 인형의 몸을 뉘면 눈꺼풀이 자동으로 감기는 이 눈들은 아찔하게 올라간 긴 속눈썹과 푸른색의 눈동자가 인상적이다. 동시에 환공포증을 불러일으킬 만큼 혐오스럽기도 하다.
최정은의 개인전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에서 첫선을 보인 <너를 위한 나의 의무>(2019)는 인터렉티브 설치 작품이다. 전시장 입구에 센서가 관람객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수백 개의 파란 인형 눈이 붙어 있는 납작한 원형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젖혀 눕힌다. 구조물이 바닥과 수평이 될수록 수백 개의 눈꺼풀은 서서히 감겼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면 다시 뜨기를 반복한다. 작가는 “어릴 적 갖고 놀던 인형에게 항상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고 운을 떼며 “내가 실수로 눕히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고, 또 아침이 되어 일어날 때 일으켜 세워주지 않으면 영원히 잠에서 깰 수 없는 인형의 운명이 나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인형에 대한 책임감, 미안함, 그리고 잘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인형과 서서히 거리가 멀어졌다.
인간은 예부터 신의 대리물 또는 한 인격체의 대체물로 인형을 만들어 인간의 욕망을 투영해 왔다. 특히 초현실주의자들은 인형, 마네킹 등을 비정상적인 몸, 혹은 왜곡된 몸으로 표현하여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불안과 공포,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초현실주의자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은 인형을 생명과 생명이 없는 것이 혼재된 존재로 보았고, 프로이트(Sigmund Freud) 역시 인간과 비인간,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교란한다는 점에서 ‘두려운 낯섦(unheimlich)’, 즉 언캐니(uncanny)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보았다. 언캐니는 상징계의 언어 질서로부터 억압되고 은폐된 금기들이 의식으로 표출하면서 친숙한 것들이 낯설고 두려운 이미지로 나타난다.
최정은이 인형으로 작업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멍>(2015)이라는 같은 제목의 영상과 설치 두 작품에서 처음으로 인형이 등장한다. 영상에서는 라텍스 장갑을 끼고 수술용 가위로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을 조각조각 잘라 해체하는 행위를 보여주는데, 솜뭉치에 불과한 인형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잔인함과 죄책감이 느껴진다. 작가가 직접 석고로 아기 머리를 만들고 캐스팅한 후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의 몸통과 결합해 백여 개를 전시장 바닥에 깔아 놓은 설치 작품 <멍>(2015)은 기괴한 모습이 한 층 더 강화되었다. 머리가 무거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져 허공에 발길질만 해대는 반인반수의 모습은 마치 외계 생명체가 움직이는 듯하다.
‘몸’이라는 주제에 천착한 작업을 전개해 온 작가에게 인형은 너무나 당연한 소재다. 멍게도 뇌가 있다는 사실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뇌의 여정>(2015)이 보여주는 멍게를 잘라 내부에 손가락을 넣어 헤집고, 짓누르는 행위는 여성의 성기나 뇌를 떠올리게 한다. 이 외에도 <비생물적 유기체>(2016)의 주재료인 분홍색 주름 연통은 천장에서 바닥까지 길게 내려와 있거나 바닥 여기저기 쌓여 있다. 이들은 제목처럼 유기체처럼 보이기도 하고 흡사 인체의 내장 같아 보이기도 한다. 인형 뽑기 기계에는 인형 대신 끈적끈적한 특수 투명액체가 들어 있는데 에일리언의 타액이 연상될 만큼 촉각적이다.
최정은의 작업에서 보이는 이런 혼성적인 몸, 혐오스러운 몸은 언캐니를 불러일으키는 억압된 것, 상징계 질서에 편입되지 못하고 배제된 것과 관계가 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는 이런 배척되고 추방된 것을 ‘애브젝트(Abject)’라고 명명했다. 다시 말해 주체에게 친밀하면서도 낯선 어떤 것으로, 주체에 속하면서도 속하지 않는 모호한 경계에 있으면서 상징계의 의미와 형상적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다. 이때 애브젝트는 일반적으로 신체의 일부였지만 밖으로 나오게 되면 혐오감을 주는 신체의 타액, 배설물 등을 지칭하지만 현실 속 사회 질서에서 배제된 자, 소외된 자로서 언제든지 주체에게 다시 돌아와서 주체를 두렵게 하는 모든 존재를 가리키기도 한다.
최정은의 작업이 보여주는 파편화되고 왜곡된 신체는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것을 타자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애브젝트로 치부한 그 혐오스러운 형상이 결국 우리 자신들의 모습임을 자각하도록 이끈다. 더 나아가 왜곡된 신체를 통해 인간 주체의 양면성과 모순을 드러내며 내재한 욕망을 표출한다. 최정은의 작품은 친숙한 대상을 그로테스크한 미학으로 낯설게 표상하면서 ‘억압된 것의 회귀’로서의 언캐니를 통해 기존 질서에 균열을 일으키고 사회적 금기를 위반하고자 시도한다.

2.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

맞은편 전시장에 들어서자 빨간 등으로 밝힌 전시장에 커다란 테이블이 있다. 그 옆에는 흰 천이 벽처럼 서 있고, 그 뒤로 흔들의자 그림자 하나가 보인다. 조심스레 들어가 보니 고풍스러운 흔들의자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의자 앞, 바닥에는 카메라 한 대가 고개를 치켜들고 빈 좌석을 찍고 있는데, 의자에 앉으면 벽면에 걸려 있는 스크린을 통해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집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흔들의자를 가져와서 설치했다. 쉬고 싶을 때,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고 싶을 때 앉는다는 이 의자는 작가에게 매우 익숙하면서도 친근한 존재이다. 흔들의자에 앉자마자 발을 구른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습관인 듯 자연스럽게 흔들의자를 움직이기 위해 발을 구르고, 그 리듬에 몸을 맡긴 채 순간을 즐긴다. 그러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흔들의자에 앉은 나는 어느새 집요하게 강박적으로 반복해서 몸을 움직인다. 온전한 휴식을 위해 앉았던 흔들의자가 “죽지 않도록” 초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발을 구르며 편안함은 이내 불편함으로 바뀌게 된다.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과 <너를 위한 나의 의무> 또한 최정은의 기존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몸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발을 구르고, 눈을 감았다 뜨는 “신체의 반복적인 움직임”이다. 2점의 신작 외에도 그동안 작업했던 작품들의 부분들을 모은 <아카이브 데스크 01>(2019)에는 갖가지 모형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형체와 용도를 전혀 알 수 없는 유기체 형상의 존재들. 빨간 주름 연통, 빨간 실, 깃털 더미가 모터에 감겨 휘휘 돌아가기도 하고, 은사가 섞인 천이 뱀처럼 꾸물대며 앞으로 갔다 뒤로 물러났다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친숙한 재료인데, 빨간 조명 아래 일정하게 움직이는 사물들을 한데 모아두니, 왠지 모를 이질적인 대상으로 다가오는 건 단지 느낌 탓일까.
“인간 형상이 아닌데 보는 사람마다 사람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만 보는 것 같아요. 인간의 관점에서만 보고, 말하죠. 하지만 인간도 거대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미물에 지나지 않는 존재에요” 작가의 말마따나 작업의 모든 움직임은 기계적이고 반복적이다. 인간이든 아니든 군집을 이루어 똑같은 행동을 무한 반복하는 개체들의 움직임은 사회 시스템 속에 획일화되고 통제되는 개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앞에서 살펴본 작업에서의 왜곡되고 혼성적인 신체가 상징질서에 봉합되지 못하고 배제된 애브젝트라면, 이 반복적인 움직임은 트라우마에 반응하는 방식으로서의 강박적 반복으로 읽을 수 있다. 강박적 반복은 언캐니를 작동시키는 동력으로서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던 기억이 회귀하면서 반복적으로 의식 위로 표출되는 것이다.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은 정신분석학을 경유해 이데올로기의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상징화에 저항하는 중핵이 바로 트라우마인데, 이 트라우마가 발생할 때 상징계와 실재계 사이의 균열과 간극이 감지된다. 이때 ‘환상-구성물’ 즉 이데올로기가 대타자 안에 있는 공백 혹은 간극을 가리기 위한 스크린의 기능을 한다. 다시 말해 상징질서는 완전히 봉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젝의 논의는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고 상징화시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마치 없어진 것처럼 여기는 현대인에게 현실의 환영을 걷어내고 실재를 직면해야 할 필요성과 실천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민주주의가 최고의 체제라고 당연하게 믿고 있지만 실상 완벽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반복하는 것은 그 고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상처를 반복함으로써 상징질서로 봉합되지 않은 구멍을 마주하고 대타자의 결여를 깨닫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환상을 가로지르는 행위를 통해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주체의 결핍을 경험하고, 순응하고자 하는 욕망을 포기할 때 이데올로기로서의 대타자는 극복될 수 있다. 결국, 흔들의자에 앉아 편안함을 인식하는 그 순간 최적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발 구르기는 불편한 강박적 행위가 되며, 이는 곧 이데올로기의 작동 방식을 폭로하는 저항적 몸짓이 된다.
최정은의 작업에서 보이는 신체는 상징질서가 억압한 무질서, 비정상, 혼성적인 것들을 보여주는 애브젝트한 신체이자 이 상징질서, 즉 이데올로기가 이 잔여물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은폐시키는지 폭로하는 장소이다. 인간 내면에 억압된 것들을 작품으로 회귀시켜 타자적인 것으로 표출함으로써 사회에서 배제되고 차별받는 이들의 문제를 드러낸다. 따라서 그의 작업에서 ‘신체’는 사회적, 정치적 억압이 표출되는 공간으로서, 몸은 이제 더는 시각적 재현의 대상이 아닌 세계와 소통하는 영역이자 전복적인 담론의 생산 공간으로 작용한다.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
이번 전시에서 최정은이 보여준 작품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작품의 제목으로 이 전시의 모든 것을 아우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개인전에서 신체를 통해 인간 존재와 인간을 둘러싼 환경, 담론을 뒤집어 보고자 하는 그의 도발성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은 무엇일까? 편안함 속 불편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세계의 질서 혹은 이데올로기가 허구이자 환상이라는 것, 텅 비어있는 공백임을 직면하도록 ‘환상 가로지르기’의 한 방법으로 발 구르기를 멈추지 말자고 우리에게 제안하는 것은 아닐까.






Traversing Illusion
-     Exhibition ‘How to Ride a Rocking Chair in the Right Way’

O-ah Hyun (Curator,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How to ride a Rocking Chair in the Right Way (흔들의자 올바르게 타는방법).
I was puzzled by the title of the exhibition on the exhibition leaflet displayed in front of the exhibition hall. “Is it a mistake?” Looking again, I found 4 letters are paired together to form each word. 'Ah, did they do it on purpose to fit the rhyme?'
Reading the title again, I keep nodding my head in spite of myself.

1. My duty for you
In the middle of the exhibition hall, a large round structure is hanging in the air. Looking far away from the entrance, it looks as if it was a moon but as I approach it, I find tiny beads are densely weaved together, which are actually eyes of dolls. It is none other than the eyes of so-called ‘blinking doll’ that anyone might have coveted to have when a little child. These eyes with automatically-closing eyelids when they lie down have impressively long eyelashes curved upward and blue eyes. At the same time, they are also repulsive enough to cause trypophobia.

             Introduced for the first time in Jung-eun Choi's solo exhibition ‘How to Ride a Rocking Chair in the Right Way’, ‘My Duty for You (2019)’ is an interactive installation work. When the sensor detects the audience’s movements at the entrance of the exhibition hall, a flat circle with hundreds of blue doll eyes attached to it lean back slowly, making a heavy sound. As the structure becomes horizontal with the floor, the hundreds of eyelids are slowly closed and then reopened as the structure moves back to its original position repeatedly. The artist remarked, "I always felt sorry for the dolls I played with when I was little. I realized that the doll couldn't sleep at night if forgot to lay it down by mistake and it couldn't wake up forever unless I waked it up in the morning, and so their fate was in my hands. So, from one day, I felt sorry and a sense of responsibility and duty to take good care of them and I gradually became distant from the dolls.”

             From ancient past, humans have made dolls as the substitutes of gods or humans and projected human desire into them. Especially, surrealists have tried to look into human anxiety and fear about the development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into inner inside of human beings by expressing dolls and mannequins into abnormal or distorted bodies. Surrealist André Breton saw dolls as a mixed being of life and lifelessness and Sigmund Freud regard them as beings arousing ‘unheimlich’ or ‘uncanny’ emotions in that they confuse the boundary between human and non-human or life and death. ‘Uncanny’ means that the familiar things are expressed in strange and fearful images as the taboos suppressed and concealed from the language order of the symbolic are expressed in consciousness.

             Jung-eun Choi started working with dolls since back in 2015. The dolls appear for the first time in two works of a video and an installation work with the same title ‘Bowwow (2015)’. The video shows the act of dismantling a dog doll by cutting it to pieces with hands in latex gloves using surgical scissors. While it is mere a doll, the viewers feel sort of cruelty and guilt for no apparent reason. The installation work ‘Bowwow (2015)’, in which the artist shaped and casted the baby's head out of plaster and combined it with the torso of a moving dog doll on the floor of the exhibition hall, further strengthens the grotesque appearance. The therianthropic figure, whose head is so heavy that it could not keep its balance to falter down and keep kicking in the air, looks like a moving alien life.

             Dolls are an all too natural material for the artist who has focused her works on the subject of 'body'. In ‘Journey of a Brain (2015)’, created by the inspiration of the fact that even a sea squirt has a brain, the act of cutting the sea squirt and putting fingers inside, digging up and pressing reminds us of a female’s genital organ or brain. Besides, in ‘Abiotic Organisms (2016)’, pink corrugated stovepipes, which are the main materials of the work, are extended long from the ceiling to the floor or piled up all over the floor. They look like organisms as the title or look just like internal organs of the human body. The doll-picking machine contains special sticky transparent liquid instead of dolls, which is tactile enough to remind us of the saliva in the film ‘Alien’.

             This hybrid bodies and repulsive bodies seen in Choi's works have to do with something oppressed that arouses ‘Uncanny emotions’ and something excluded without being able to be incorporated into the order of the symbolic (system). Julia Kristeva named these things that are excluded and deported as "Abject." That is, they are something intimate and unfamiliar to the subject, disturbing the meaning and formative order of the symbolic while staying on a vague boundary belonging to but at the same time not belonging to the subject. Here, while the ‘abject’ generally refers to saliva and excrement, etc. which used to be parts of the body that give us repulsive feelings when they come out, it refers to people excluded and alienated from the social order in reality who return to the subject any time and cause fear to the subject.

              By otherizing and expressing the heterogeneity that exists within us, fragmented and distorted bodies shown by Choi's works lead us to realize that the repulsive figures we have treated as ‘abject’ are actually our own selves. Moreover, through distorted bodies, they reveal the duplexity and contradiction of the human subject and express the intrinsic desires. Representing familiar objects with grotesque aesthetics in unfamiliar manner, Choi's works attempt to crack existing order and violate social taboos through ‘Uncanny’ as ‘return of the oppressed’.

2. How to ride a Rocking Chair in the Right Way
Entering the exhibition hall on the opposite side, you see a large table in the exhibition hall illuminated by red lights. A white cloth stands like a wall next to it and there is a shadow of a rocking chair behind it. Entering carefully, you see an antique rocking chair placed in the center. In front of the chair, a camera is taking the photograph of an empty seat with its head raised on the floor. When sitting on the chair, you can see yourself through the screen hanging on the wall.

             The artist took a rocking chair that was actually used at home and installed it. This chair, which the artist says she sits on when she wants to rest and sometimes wants to just be absent-minded, is a very familiar thing to the artist. You stamp your feet as soon as you sit on the rocking chair. Even if no one teaches you, you naturally stamp your feet to move the rocking chair as if it is a habit and enjoy the moment while leaving your body on the rhythm. But, sitting on the rocking chair to maintain the rhythm, you persistently and obsessively move repeatedly. In order for the rocking chair ‘not to die (stop moving)’, on which you sat down for a complete rest, you cannot achieve your initial purpose and you repeatedly stamp your feet and the comfort you feel quickly turns into a discomfort.

             Like Jung-eun Choi's previous works, both ‘How to ride the Rocking Chair in the Right Way’ and ‘My Duty for You’ deal with human body. However, what especially grabs attention in this exhibition is ‘repetitive movements of the body’ like stamping feet and closing and opening eyes. In addition to the 2 new works, various models occupied their places in ‘Archive Desk 01 (2019)’ which is the collection of the parts of the works she has created. Organic forms whose shapes and uses are not known at all; red pleated stove pipes, red threads and clusters of feathers are wound around the motors and the fabric with silver threads mixed keep moving forward and back like snakes wriggle. While they are familiar materials, keeping them moving together under the red light gives one the impression of heterogeneous materials; Is it simply a feeling?

              “Though they are not in human forms, everyone who sees them says they seem to be humans that are moving. I suppose people only see what they want to see. They only see and talk from the perspective of humans. But human beings are nothing but helpless beings in a huge social system.” As the artist says, all movements of her works are mechanical and repetitive. The infinitely repeating same movements of individuals, whether they are human beings or not, are no different from those of individual human beings unified and controlled by social systems.

If we consider the distorted and hybrid bodies in the works mentioned above are an excluded ‘abject’ which could not be embraced into the symbolic order, this repetitive movements can be read as an obsessive repetition as a way of responding to trauma. As the driving force of ‘uncanny’, obsessive repetition is repeatedly expressed over consciousness as the memory repressed in the unconsciousness returns. Via psychoanalysis, Slavoj Žižek explains how ideology works. According to him, the core which resists against symbolization is trauma and, when trauma takes place, cracks and gaps are detected between the symbolic and the real. At this time, the 'fantasy-construct', or ideology, functions as a screen to cover the void or gaps inside the (great) other. In other words, the symbolic order is fundamentally absent although it seems to be completely sealed.

This discussion of Žižek demands the necessity and practice of removing the illusion of reality and confronting the real out of the modern people who consider ideology as if non-existent by naturally accepting it through internalization and symbolization of it. For instance, while we take it for granted that democracy is the very best social system, we actually realize that it is not a perfect ideology. Repeating is not reproduction of the pain they way it is but is the process of facing the hole not sealed by symbolic order and realizing the lack of the other by ceaselessly repeating the wound. The ideology as the great other can be overcome when escaping from the ideology, experiencing the lack of the subject and giving up the desire to conform through the act of traversing the illusion. In the end, stomping which makes optimal rhythm the moment you sit on a rocking chair and recognize the comfort becomes an uncomfortable obsessive act, which in turn becomes a bodily gesture of resistance which exposes how ideology works.

             The bodies seen in Jung-eun Choi's works are abject bodies, which show disorders, abnormalities and hybrids oppressed by the symbolic order, and are places to expose how this symbolic order, or ideology, hides these residues. By returning the oppressed things in the inside of human beings into works of art and expressing them as things of others, Choi reveals the problems of those who are excluded from and discriminated by society. Thus, in her works, the 'body' is a space where social and political oppression is expressed and is no longer the object of visual representation but a sphere of communication with the world and a productive space for subversive discourse.

How to ride a Rocking Chair in the Right Way.
It may be difficult to cover everything in this exhibition with just one title of her work because Jung-eun Choi showed a variety of works in this exhibition. However, in this solo exhibition, I could witness her provocation to some degree to reverse human existence, the environment and discourse surrounding human beings through ‘body’. Then, what is ‘The Right Way to ride a Rocking Chair’ the artist ultimately means? Doesn’t she suggest us that we should not stop stomping as a way of 'traversing the illusion' so that we can recognize the discomfort in comfort and, even further, face the fact that the order or the ideology of the world in which we live is a fiction and an illusion, or an empty void?






해석의 개방성과 일관된 미학적 각주
-근작 ‘비생물적 유기체’를 중심으로

홍경한(미술평론가)

 지난 2016년 11월, ‘비생물적 유기체’를 주제로 한 최정은 작가의 홍티아트센터 전시는 예사롭지 않았다. 온통 핑크로 가득한 전시장의 분위기도 그러했거니와 인간 존재에 대해 되묻는 작품들의 형상 또한 (어떤 면에선) 그로테스크Grotesque)하거나 촉각적 충격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비생물적 유기체’는 알루미늄 연통과 게임기, 천막 등의 다양한 사물들이 개별적으로 존립한 채 하나의 거대한 구조를 연출하고 있었는데, 각각의 조형요소들이 서로 침투하고 그리드(grid) 됨으로서 제목에서마냥 ‘비생물의 유기적 상황’을 내보였다.  그것은 인위적인 혹은 비인위적이거나 ‘어떤 개입에 의한 자극과 반응’을 드러내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마치 생활 기능을 가지게 된 조직처럼 자율적 발생과 성장이라는 생물적 도상을 연출했으며 간혹 작가나 관람객에 의한 조작(자극과 반응의 연장)을 통해 안정된 전체로서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야말로 유기적 상항이었다는 것이다.
 이 전시에서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띈 건 ‘색’이었다. 작가는 각각의 사물과 공간을 분홍색(필자는 이를 분홍색→핑크(pink)로 통일한다)으로 뒤덮다시피 했는데, 단연 시각적 압도가 두드러졌다. 때문에 전시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은 이 색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했고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가시적 강렬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전시장을 비롯한 모든 사물을 핑크로 도배하다시피 한 것일까. 일단 힌트를 얻기 위해 살핀 작가노트에 기술된 내용은 이렇다. 그는 “분홍색은 참 역겨운 존재.”라고 말한다. 단호하고도 군더더기 없이 시각적 명료함을 주기 위해 한 가지 색을 선택하려 했고, 그것이 바로 핑크라고 설명한다. 이에 바로 연결되는 궁금증은 왜 핑크가 ‘역겨운 색’이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정은은 다음과 같이 친절하게 덧붙인다. “내가 여자로 태어난 게 나의 선택이 아닌 것처럼 이미 내가 태어난 사회는 분홍색을 여자아이의 색이라고 단정시켜두었다.어찌 보면 그들이나 나나 같은 위치이다. 분홍색은 어느 한쪽의 성을 대표하는 색이 아니라 그냥 빛의 굴절일 뿐이다.”라고.
이와 같이 개인의 주체적이지 못한, 자율성이 상실된 색의 정의는 작가에게 많은 것을 함의한다. 일차적으론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 아래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혹은 그래야 되는 의식적, 사회적 규정에 저항하고 이차적으론 많은 부분에서 인간으로서 인간 외(外)적인 것에 대해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 구별하는 인식론의 거부가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작가에게 핑크는 가장 좋아하지 않으면서 작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싱징적인 색이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작품의 주요 조형요소로 핑크를 선택한 이유는 또 있다. ‘색채용어사전’에 등장하는 분홍색(핑크)은 ‘엷고 고운 빨강, 연하고 부드러우며 여성다운 색이다.’라는, 차별을 떠올리게 하는 이 놀라운 이분법적인 규정과 인간 외(外)적인 것에 대해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 구별하는 인식론에 관한 거부의 의미 말고도 작가에게 핑크는 욕망의 다른 이름이다.
다시 말해 그가 화이트큐브를 온통 핑크색으로 도색한 까닭은 여성성을 나타내는 보편적 기호를 비튼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주체와 성차에 대한 작가의 가치관을 짙게 읽을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물론 그 속엔 일상에서 흔히 별 비판의식 없이 행해지는 억압적인 욕망이 서려 있고, 작가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긴 호흡이 담긴 발언을 들려주기까지 한다. 일례로 그는 “여자 아이의 예쁜 색을 아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면 매춘부의 조명 색으로, 이 조명 색은 다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돈에 대한 욕망을 갈구하며 또 그것에 기꺼이 응하는 개체들의 슬픈 빛으로, 성의 욕망을 넘어 인간의 잔인함의 끝에 이르는 식육점의 조명 색으로 옮겨진다.”고 기술(記述)한다.
이 기술에 의하면 그의 핑크는 고의적이고 인위적인 드러냄을 통한 성적 구분의 거세를 유도하는 일종의 설비다. 나아가 이 거세에 의해 그동안 우리사회에 자연스럽게 습속 되고 편성되어온 상징계의 질서를 벗어나기 위한 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몸짓은 색 속에 내재된 욕망과 맞닿을뿐더러, 주체와 타자, 남성성과 여성성, 인식론과 합의론 등의 상호관계성과도 연결된다.
이를 라캉(Jacques Lacan)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여성성은 절대적 대타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존재이며 상징계의 거세를 수용하는 주체의 위치에는 남성성이 놓인다. 그런데 여기서 여성성은 주이상스(jouissance)와 연결되며 주이상스는 다시 해부학적인 것과 관련 없이 남녀 모두에게 여성성으로 인식되는 성적 위치를 지적한다. 그러니 최정은이 색을 발화의 기초로 상정해 여성-욕망-식육으로 이어지는 비생물적 유기체의 기표로 삼고 아름답지만 결코 시각적 아름다움으로 남을 수 없는 사물들을 연계한 건 사회적, 인식적, 보편적, 생물학적 태제를 고통스러운 쾌락/욕망으로 잇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완전한 설명을 지정하지는 못하지만 최정은의 구술은 결과적으로 원점으로 돌아가 위대한 인간으로서 존재한다고 믿는 현실계의 지배성을 은유적으로 비토하거나 비판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그러면서 이리저리 얽힌 사물들을 통해 일원화된 상징계를 다중적인 차이의 세계관으로 대체함으로써 극복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전시가 함축한 궁극의 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고 보면 억압적 여성성과 만연한 직렬식 구조의 상징성을 우회하지 못한 채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내재하고 있는 ‘비생물적 유기체’는 사실상 <멍게>(2015)와 연계된다. 제목 그대로 이 작품은 멍게를 썰고 잘라 내장까지 보여주며 질퍽거리는 사운드까지 덧댄 4’15”짜리 영상이다. 이 작품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은 흡사 여성의 음부를 연상케 하며, 손을 통해 비빌 때 나는 소리는 그것과의 마찰을 상상하게 한다. 그러나 단순히 성적 대상화가 아닌, 누가 봐도 지배와 피지배, 대상과 대상화, 주체와 타자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읽을 수 있는 작업이다. 성적비대칭성도 언급될 수 있는 영상작품이다.
<멍게>가 근작 ‘비생물적 유기체’와 약간 다른 지점이 있다면 ‘비생물적 유기체’와 달리 하나의 요소로 수용된다는 것일 뿐, 근본적으론 억압과 피억압적 존재와 관련된 관계상황, 인간의 존재론적 가치에 대한 질문, “나를 포함한 인간이라는 존재는 스스로를 고등 동물이라 칭하며 모든 생물체들 중 가장 상위의 범주 안에 넣어둔 태 그 아래의 모든 것들은 ‘그 외’가 되어 인간에 의해 해석되어지고 분류된다.”는 작가적 발언 간 맥락이 같음을 알 수 있다. 일종의 비꼼이자 속물적 태도에 대한 고찰도 동일계에 포함된다.
최정은 작가 작업, 그 일련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은 그게 무엇이든 내적동기가 적용되었음직한 추측의 불가능성과 가능성의 조합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나 명료함은 불명확함 사이에서 위치할 뿐 어떤 지시명사를 잉태하지는 않는다.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전반적으로 성적인 코드가 자주 부유한다는 사실이다. 2013년 작품 <이면>을 포함해 <멍게>, <멍게 해삼 말미잘>, 전시 ‘비생물적 유기체’에서도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비록 이 작품들이 여성성의 문제를 당대 여성 담론과의 연관 속에서 구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다가오진 않으나 그럼에도 문제의식의 타당성의 검토마저 외면하게 하는 건 아니다. 억압된 젠더(gender)로서의 여성과 정체성의 모색이 아예 녹아 있지 않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정은 작품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왠지 모를 다다(DADA)적 허무감과 현존재로서의 인간의 거만한 양태에 관한 시각이다. 개별적인 조형요소들과 그것들이 함께 어우러진 ‘비생물적 유기체’에서의 전시 행태와 기획의도, 포괄적으로 감지되는 허무주의적인 야만성의 반영 등에서 이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해석이다. 특히 지난 5년여의 작품 전반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에 대한 해석의 개방성과 작품에 투사된 일관적이고 미학적인 각주는 눈여겨볼 만하다. 조금 더 지켜봐야하는 측면도 있지만 오늘의 시점에서 기 언급한 작품의 특징들과 전시 전개방식은 주목도를 생성하는 일면 또한 배척하지 않도록 만든다. 차후의 작업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An Aesthetic Footnote that is Consistent with the Openness of Interpretation
- with a focus on the recent work 'An Abiotic Organism' -

Gyeong-han Hong (Art Critic)

The exhibition 'An Abiotic Organism' by artist Jung-eun Choi held last November (2016) at the Hongti Art Center is not your everyday exhibition. This is partially because of the color pink that completely filled up the exhibition space, but more so due to the shapes of the artworks that seemed to question the very existence of humankind itself while from some perspectives appearing to be 'Grotesque' or even able to abundantly deliver a certain tactile shock.
'An Abiotic Organism' by Jung-eun Choi actually is a huge artwork made up of individual objects assembled together including an Aluminum stove pipe, a game console and tent etc. where each of the sculpture elements infringe upon each other in a grid structure to come together to form an 'organic situation of the abiotic' as can be inferred from the title of the artwork.
It was designed to be artificial, not artificial and even to manifest 'a stimulation and reaction caused by a certain intervention' all at the same time. This artwork was created as if a living organism that has survival functions, voluntary actions and growth similar to that of a living biological organism, and sometimes through the manipulation of the artist or audience members (an extension of the stimulation and reaction) this artwork shows the maintenance of consistency as a stable whole. In essence this was an extremely organic situation.
Above all the most noticeable element in this exhibition was 'color'. The artist created the artwork as if to completely cover all the objects and the space with the color pink and this creates a completely immersive visual effect. Therefore many people who visited the exhibition were curious about the use of this color and so was I as the critic. This represents just how powerful the use of the color was. Then in fact why has the artist completely colored all the objects in the exhibition area in pink? First, the notes of the artist give a a clue in the right direction. He says 'the existence of the color pink is truly grotesque.' He explains that to assign a strict and concise visual representation, he has chosen one color and that color is pink. The next instinctive question that pops up is why he used pink if in fact it is so grotesque. To this artist Jung-eun Choi adds, "Just like how the fact that I was born as a female was not by my choice, society has already strictly defined the color pink as a female or feminine color. In some ways we are in the same position. Pink does not represent a particular gender but is merely the manifestation of the physical refractions of light."
As such the definition of color that does not represent the independence of people and that has lost the element of freedom has many implications to the artist. Primarily this is a resistance against the binary of social and traditional norms where there is the female and the male that is separated, and secondarily the rejection of the perception where people assign a grade or level to the external appearances and differences that exist within people. Therefore the color pink is a color that the artist does not care for due to what it represents and also a symbolic color that can most effectively express the intent of the artist.
However there is an even more significant and important reason that the artist has chosen the color pink. The color 'pink' as defined the color dictionary 'is a light and graceful color that is a light, soft and feminine color.' In this was unlike the perceptions of the color pink that represent the differentiating nature that evaluates and creates binary gender segregation as mentioned above, this color represents particular and certain desires to the artist.
In other words the reason that the author has completely colored the white cube in the color pink, while being a cynical take on the universal representation of feminism that the color has, this also provides a glimpse into the value system of the author regarding objects and gender gap and inequality. Of course this encompasses an oppressed desire that manifests without any particular criticism in daily life, and to give an explanation for this the artist has even shared the following long-winded explanation. In one case he describes (記述) "when this pretty color of females is expressed in the extreme it can be used as the color of prostitutes, and also the color of moroseness where emotions are hidden, wealth is lusted and these desires subjugated to, and finally to the color of carnivorous light where the final hour of the depravity of human kind is discovered after having transcended sexual desire."to this description (記述) his use of pink is one mechanism that strives for the castration of gender segregation through the intentional and artificial use of the color pink. This castration can also be viewed as a gesture to escape from the symbolic hierarchies that have been naturally and traditionally accepted and enforced in our history and societies. This gesture not only touches upon the internal desires embedded without the body, it also connects the main and the sub players, masculinity and femininity, and epistemology and congruism.
When expressing this in the language of Jawordes Lacan, feminism is an existence that takes up the place of the absolute sub player while masculinity is in the position of the main player that allows for the emasculation of the symbolic world. Here feminism can be connected with jouissance, and without a connection to anatomical elements, feminism can be connected with jouissance and designates the sexual position that is perceived as feminine by both men and women. Therefore by establishing this color as the fundamental basis and by referencing the abiotic organism that stems from femininity-desire-and appetite for meat, the representation and results of connected these objects that are beautiful but unable to leave an imprint of beauty can be interpreted as social, perception-based, general and biological attitudes that connect with painful hedonism and desires.
While a perfect explanation is hard to give, the description of Jung-eun Choi give a glimpse of the analogous criticism of the belief of the existence of realistic authority that people have when humans return to their point of origin.
In this process through the intricately intertwined objects, by replacing the uniformly accepted symbolism of our world with a belief system of diverse differences, a possibility for overcoming this is presented. This is the essence of the implicit conclusions of this exhibition.
In this way 'Abiotic Organism', which is not able to avoid the direct symbolic structure and oppressive feminist, and innately contains the fundamental question regarding what in fact is the true existential meaning of mankind, can be linked with (2015). As can be inferred from the title, this is a 4 minute and 15 second film that shows a sea squirt being cut up and its innards being exposed that including grotesque squishy noises. This film captivates the visual sensors and evokes the female genitalia, and the sounds when coming into contact with a hand evoke the sounds of the female genitalia being touched. But this is not simply a mechanism to communicate a sexual message, but is a artwork that can be viewed, regardless of the audience, as a representation of the dynamics between the authoritarian and the submissive, the communicator and the listeners and the major and the minor player. Of course this is a film work that also expresses the asymmetry of sexuality.
is slightly different from 'Abiotic Organism' in that unlike 'Abiotic Organism', there is only one element that is expressed and accepted. The fact that fundamentally both artworks share the context of oppressing and being oppressed and the question of the value human existentialism such as "when all humans including myself can be viewed as upper echelon biological organisms and that humans are within the upper echelons of all living organisms, all other organisms are categorized as 'etc.' and are interpreted and categorized by mankind" can be agreed upon. This is a certain cynical take and also a expression on the snobby attitude of humankind.
The interesting points that can be discovered within the works of artist Jung-eun Choi is the balance that is maintained between the elements of the uncertain and certain that are embedded in the work. But conciseness only exists within uncertainty and does not results in any form of directive. It is also true that most of the elements that are appreciated have a sexual tendency and nature. Including (2013) and , , these are common points that can be discovered in the 'Abiotic Organism' exhibition.
While these artworks do not feel as though they have the objective of relating the problems related to feminism to the controversies and discussions of our times, this does not mean that they completely exclude any elements of verifying the validity of these issues. In other words these artworks do not completely alienate the exploration of the identity of females as a repressed gender group.
But above all the artwork of Jung-eun Choi emphasizes a certain 'DADA' style of voidness and the perspective on the proud mannerisms of humanity as it currently exists. From the independent artwork elements and also from the overall production intent and the voidness invoking raw nature reflecting in the complete overall art work this is an adequately justifiable conclusion. The openness of the interpretation towards humanity that can be perceived from the past 5 years of work and the consistent and aesthetic interpretive footnotes that are expressed in the artwork as especially noteworthy. While there are areas that need to be developed a bit more, the characteristics of the work that can be discussed at this point in time and the immersive nature of the development and approach of the artwork are executed without exclusion. This is why we can always look forward to the work of Jung-eu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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